프리츠커상2 테르메 발스 | 발스 규암, 현상학적 건축, 건축 순례지 사진으로 보면 그냥 돌로 쌓인 온천이다 싶을 때가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들어서는 순간, 목소리가 절로 낮아지고 걷는 속도가 느려졌습니다. 페터 줌토르가 1996년에 완공한 테르메 발스는 '보는 건축'이 아니라 '몸이 먼저 반응하는 건축'이었습니다. 이 글은 그 경험을 공간적, 건축적 언어로 풀어보려 합니다.발스 규암과 지형, 테르메 발스가 풍경에 스며든 방식스위스 그라우뷴덴 주의 산골 마을 발스는 인구 1,000명도 안 되는 작은 곳입니다. 줌토르는 이 지역에서 직접 채취한 발스 규암(Valser Quarzite)을 주재료로 선택했습니다. 규암이란 석영 입자가 고온·고압으로 압축된 변성암으로, 발스 지역 특유의 은빛 결과 층상 구조가 특징입니다. 단순히 지역 재료를 쓴 것이 .. 2026. 5. 17. 안도 다다오 | 감각통제, 자연연출, 브랜드화 솔직히 처음 안도 다다오의 건축을 봤을 때, '자연과의 조화'라는 말이 좀 낭만적으로 들렸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그의 공간 안에 들어서고 나서 든 생각은 조금 달랐습니다. 이건 자연을 담은 공간이 아니라, 자연을 가장 계산된 방식으로 편집해 놓은 공간이었습니다. 그 순간부터 안도 다다오의 건축을 다르게 보기 시작했습니다.안도 다다오는 건축이 아니라 감각을 통제한다일반적으로 안도 다다오의 건축은 '자연친화적 설계'로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그의 공간 안에서 느끼는 것은 자연이 아니라, 자연을 특정 방향으로 집중시킨 감각입니다.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빛의 교회'입니다. 1989년 오사카에 완공된 이 건물은 벽면을 십자가 형태로 잘라내 빛이 실내로 쏟아지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를 건축 .. 2026. 5. 16. 이전 1 다음